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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

oiakdjhd 2024. 2. 23. 14:07


촐촐히 내리는 빗줄기 사이로 반듯하게 잘라 둔 두부모처럼 정비된 논에는 초록 벼들이 행렬을 이뤄 서있다. 일정한 간격 아래 높이를 맞추듯 서 있는 벼들은 간간이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기며 하늘거린다. 도랑 사이의 개구리들은 무엇이 그리도 서러운 지 소리 내어 운다. 물비린내를 머금고 내리는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그윽이 가라앉은 마음은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20대 추억의 한 장면을 돋운다. 1967년생인 우리는 십 리를 걸어 다니며 면소재지에 있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산업체 학교, 읍내 혹은 도시 평준화 고등학교로 진학해 도시생활자로 사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일하면서 학교를 다니느라 바쁜 친구들은 명절에나 얼굴을 겨우 볼 수 있어 만났다 하면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내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대학 입시를 치르고 난 이듬해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인 날, 선물로 들어온 조니 워커 블랙라벨 12년산을 신문지에 돌돌 말아 와서는 한 모금씩 따라 마셨다. 알코올 도수가 40도로 꽤 높은 편이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갈 때의 찌릿찌릿함은 목울대까지 불콰하게 달아올라 외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 친구는 욕심을 내어 소주잔에 따른 위스키를 단번에 마셔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했다. 미욱함이 많았지만 겁 없이 덤벼대던 시절 위스키 맛도 모른 채 도수 높은 술을 홀짝거리던 청춘 시대를 떠올리며 작가 하루키가 떠난 위스키 고장으로 걸음을 뗀다. 미답의 공간을 찾아 떠나고 싶은 열망이 행동으로 모아질 때 고려하는 조건 중 하나가 그 나라 술 제조 공장 견학여부를 따진다. 체코 맥주로 불리는필스너 우르겔 제조 공장을 견학하며한 잔의 술을 음미했던 추억은 짜릿한 즐거움을 돋운다. 어떤 술이든 산지에서 마셔야 본연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며 현지에서 양질의 술을 마시려 애쓰는 편이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술들이 도열하여 소비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지만 술의 공정 과정을 한눈으로 확인하며 술이 익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현지에서 맛보는 술은 여행자가 누리는 호사 중 하나이다. ‘맥주는 양조장 굴뚝 아래서 마실 때가 제일 맛있다.’ 라는 독일 속담처럼 좋은 술은 여행을 하지 않고 여행자들을 맞을 뿐이다. 크고 작은 섬들이 촘촘히 박혀 묘한 매력을 갖는 스코틀랜드 서해안의 작은 섬 아일레이는 목가적인 풍경을 연상케 한다. 이곳은 드넓고 짙푸른 목초지를 뛰어 놀며 자유로이 풀을 뜯는 소떼와 양떼들, 여러 종류의 새들이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길러내는 본거지로 조류 관찰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섬이다. 이 못지않게 아일레이는 싱글 몰트 위스키의 뛰어난 맛으로 유명하다. 위스키를 맨 먼저 제조한 아일랜드와 가까운 아일레이 섬에서 앞서 위스키 제조 기술을 도입하여 좋은 위스키를 생산해왔다. 보리, 맛있는 물, 이탄을 주원료로 하는 최적의 환경에서 발아한 보리로만 만들어지는 싱글 몰트 위스키는 블렌디드 위스키를 배합할 때 꼭 쓰인다니 위스키의 감초라 불릴 만하다. 향에 따라 생산지를 특정할 수 있는 싱글 몰트의 독특한 맛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얼음 없이 술 자체를 천천히 음미한다. 싱글 몰트에 얼음을 넣으면 귀중한 향이 달아나 버리기 때문이라니 위스키 본연의 맛을 즐기려는 이들은 따르면 좋을 듯하다. 흙내가 물씬 풍기는 거친 위스키와 맛과 향이 순하고 부드러운 위스키의 중간쯤인 보모어를 아일레이 섬에서 맛볼 수 있기를 바라며 제각기 개성 있는 증류소가 모둠 살이 하는 모습도 느껴보고 싶어진다. 아기가 태어나면 위스키로 축배를 들고, 누가 죽으면 아무 말 없이 위스키 잔을 비우는 아일레이 섬의 전통은 위스키와 함께 삶의 희로애락을 나눈다 해도 과언을 아닐 것이다. 아일랜드 태생으로 증조부 때부터 보모어 증류소에서 일해 왔다는 매니저에게 증류소는 자기만의 우주라 할 만하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버리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장소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증류소 직원은 발효조를 자신의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며 위스키를 만든다. 술 창고가 해변에 있는 아일레이에서는 우기 동안 갯바람을 담뿍 머금은 술통이 건기가 되면 위스키가 그것을 술통 속에서 흠뻑 빨아들인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아일레이의 위스키는 독특하고 자연스러운 향을 낸다니 자연적 환경이 빚는 증류수로 여겨졌다. 코끝을 약간 톡 쏘는 독특한 향기에 갯내음이 풍긴다는 싱글 몰트를 생굴에 끼얹어 맛볼 날을 기다리며 세계의 양조장 순례에 나서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같은 술이라도 자리에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술맛이 현저히 달라짐을 알아차린다. 아무리 좋고 깔끔한 술이라 해도 술자리를 즐길 만한 풍모를 지닌 이가 아니라면 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고요함이 흐르는 어스름 저녁에 마주 앉은 이와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시간을 반추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격식을 따지지 않는 편안함이 수반되어야 진가를 발휘한다. 오늘처럼 장맛비가 창문들을 토닥거리며 훑고 지나가는 날, 술맛도 모른 채 홀짝거리던 위스키 한 잔을 얼음 조각 위에 부어 풍미를 맛보며 추억을 불러낸다.
여행을 즐기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위스키 에 대한 여행 테마에 대해 쓴 책.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 상실의 시대 (원제:노르웨이의 숲 가 그러했던 것처럼, 이 책은 여행 후에 탄생한 위스키 내음이 배어 나는 작은 여행기 를 담고 있다. 2주간의 짧은 여행기이지만, 하루키의 글과 여행의 동반자였던 부인 요오코의 사진들을 보노라면 위스키의 향취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이채로움이 느껴진다. 위스키를 최초로 양조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 애주가로서 그곳의 술맛을 만끽하고, 그곳의 아름답고 독특한 풍토에 대해 감탄하는 글 속에는 여행이 얼마나 즐겁고 소중하고 보람된 것인가를 새삼 강렬하게 느끼게 하고, 술을 못 마시는 독자도 위스키 향을 음미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1. 스코틀랜드 - 아일레이 섬. 싱글 몰트의 성지순례
아일레이 섬이 유명한 이유는? 맛 좋은 위스키!
싱글 몰트 위스키의 성지
아일레이 싱글 몰트에 한번 맛을 들이면 싱글 몰트 찬양론자가 된다?
증류소들의 개성적인 모듬살이
낭만적인 직업의 소유자 - 짐 맥퀴엔
아일레이다운 맛이란?
생굴과 싱글 몰트는 찰떡궁합!
인생의 시작과 끝은 위스키와 함께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보모어, 라프로의 증류소
아일레이 위스키의 맛을 만드는 사람들

2. 아일랜드
수줍고도 온화한 분위기의 아일랜드
위스키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물!
식전 · 식후에 어울리는 아이리시 위스키에 대한 나의 생각은……
아일랜드인은 이중인격자?
퍼브마다 다른 얼굴을 가진 것은…… 흑맥주!
심오한 공간 - 퍼브에서 느끼는 즐거움
로스크레아의 퍼브에서 만난 노인
여행의 또 다른 하루 속으로

 

명작 동화 사운드북 백설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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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이 필요할 때 믹스요리

간식이 필요할 때 믹스요리시판용 믹스로 집에서 손쉽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 수 있는 유용한 책인 것 같아요. 시판용 믹스를 응용해서 이렇게나 다양하게 간식을 만들 수 있다는게 놀라웠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는데 엄두가 안났던 베이킹이 생각보다 쉽게 느껴졌어요. 가끔 실패해도 재밌어서 자꾸 도전하게 되는데 제일 좋았던 건 치즈를 잔뜩 올린 갓 구워낸 피자였어요. 시판 믹스로 맛있는 간식만들기 너무 재밌었고 잘 봤습니다.[이밥차 요리연구소]가 소개하는 리얼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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