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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마을 아이들

oiakdjhd 2024. 1. 23. 05:11


이 책은 농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가난하지만 정이 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작가는 어렵지만 구수한 정이 있는 시골을 그리워하면서 아이들에게 그곳의 정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정말 바보일까요? 는 어리숙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윤재석 아저씨의 삶을 그린 동화이다. 하지만 고추값이 올랐는데도 더 값을 받지 않고 처음에 팔았던 사람에게 낮은 가격으로 고추를 판다든가, 또 도회지에 나가서 자기가 뜬 꿀을 돈도 받지 않고 우선 먹어보라고 맡긴 채 돌아온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만일 끝내 도시에서 아저씨에게 꿀 값이 오지 않았더라면 그나마 이 이야기는 좀 더 현실적이었을 것이다. 작가는 이 동화에서 너무 교훈성을 강조한 나머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상 속의 세계를 표현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 동화책의 또 다른 특징은 과거 교사였던 작가가 선생님의 관점에서 아이들을 관찰한 것을 썼다는 점이다. 들꽃 아이 나 명자와 버스비 같은 동화는 1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쓰여 졌는데, 주인공은 언제나 선생님 자신이었다. 이는 어린이만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나는 교대에 다니면서 곧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가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다. 모퉁이집 할머니 나 순이 삼촌 , 선희가 쓴 편지 와 같은 동화는 농촌의 비참한 현실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였다. 모퉁이집 할머니 에서 주인공인 할머니는 6.25때 남편을 잃고 아이까지 잃었으며, 남은 딸아이 하나를 고생하며 키워 시집보낸 우리의 전형적인 할머니상이다. 이 시대의 할머니들은 대부분 이 모퉁이집 할머니처럼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며 살아가야만 했다. 선희가 쓴 편지 는 자식을 서울로 보내고 노부부가 쓸쓸히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동화이다. 이 노부부는 여느 농촌 노인네들처럼 평생 자식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도회지로 떠난 아들에게서는 소식이 없어, 할 수 없이 이 노부부는 선희에게 대신 편지를 써달라고 하여 아들과 연락을 주고받고자 하였다. 아들이 가난한 노부부에게 돈을 좀 부쳐달라고 하는 대목에서 농촌 노인들의 비애가 잘 드러나고 있다. 순이 삼촌 에서는 농촌에서의 비참한 삶이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순이 삼촌은 농사를 지으며 착실하게 살아가고자 하였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어렵게 얻은 아내를 잃고 순이 삼촌은 농약을 마신 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이처럼 작가는 한편으로는 시골의 아름다운 자연과 넉넉한 인심을 그려내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농촌의 어려운 삶과 불공평한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였다.
영화 소개하는 사람들이 그러듯이 별표를 붙여 보라면 5개 만점에 10개라도 주고 싶은 책이다. 일부러 꾸미거나 보태지 않고 저자가 알고 있는 아이들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들꽃을 꺾어다 놓는 산골 아이 보선이의 이야기 들꽃 아이 , 공부에 일에 바쁘게 지내는 아이들을 그린 정아의 농번기 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도 많지만, 명자와 버스비 처럼 책장 넘기는 손이 떨릴만큼 슬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다. 저자가 한없이 그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머리말

제1부
정말 바보일까요?
아버지, 우리 아버지
들꽃 아이
모퉁이집 할머니
명자와 버스비

제2부
순미와 연우
일요일
순이 삼촌
선희가 쓴 편지

제3부
검정 고무신
정아의 농번기
멧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