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프리버드에서 밴드 결성 첫 공연을 한 지 13년, 정규 4집 발매 후 4년 만의 앨범이다. 한때는 가장 어두운 음악을 좇았었던, 지금은 가장 잘 나가는 록밴드, 그리고 거기에는 가장 좋은 악기인 목소리를 가진중성적인 보컬 김종완이 있었다. 군가를 부르기엔 너무도 섬세했던 그의 음색은 역시 밴드 멜로디와 잘 어울린다. 그리고 오래기다린 수많은 팬이 있으니목에 핏대 세우던 컴백이었다. 2012 대학가요제의 피날레를 장식했던 넬의 무대는 근래 대학가요제 초대 가수 무대 중 가장 인상깊었다.돌아온 넬의 음악은 생각보다 강했지만, 여전히 밴드의 음악적 테두리는 견고했다. 넬만의 정체성이 살아있는 앨범. 타이틀곡보다는 전반적으로 앨범이 빛난다. Cliff Parade 나 Hopeless Valentine 같은 곡들은 수록곡으로 묻히기에 아까우니 말이다.이 앨범이 발판이 되어 예비역 밴드의 기상나팔이 울렸다. 부드러운 전반부 수록곡들에 비해탄력을 받는 후반부의 트랙에서 보건데 밴드는 지금 추진력을 받는 중인듯 싶다. 모던록의 홍수 속에 왕년에 멜로디 좀 튕겼던 빅밴드의 향 후 행보를 기대한다.
그들만의 서정성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대표 감성주의 모던락 밴드 넬이 드디어 신보를 발표한다. 이번 앨범은 2008년 발표된 4집 [Separation Anxiety] 이후 4년만의 앨범이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간과 물량을 들인 최고의 사운드를 향한 그들의 집념과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앨범 타이틀인 [Slip Away]는 흘러가는 시간, 사람 등 우리 주변에서 멀어지고 사라지는 많은 것들을 뜻하는 것으로 붙잡고 싶은 것일수록 더욱 멀어지기 쉽다는 진리를 함축하고 있다. 특히 타이틀곡인 그리고, 남겨진 것들 은 인생의 아프고 힘든 감정과는 또 다른 슬픈 감정에 대해 노래하고 있어 넬 특유의 공감 어린 노랫말을 기대하고 있는 팬들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줄 예정이다. 넬은 괴로움을 느낄 때가 힘든 시기였다면, 공허함이 들어설 때부터가 슬픈 시기였다.며 그 때의 느낌을 음악에 담은 곡이 바로 그리고 남겨진 것들 이라고 설명하며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독, 슬픔, 따뜻함, 그리움 등으로 대변되는 넬의 거친 락사운드와 스트링, 플루겔혼, 오보에와 같은 클래식한 악기들의 조합으로, 여백의 미와 풍성한 사운드의 음악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넬의 음악역사에 새로운 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스트링은 폴 매카트니, 노라존스, 뮤즈, 존 메이어와 같은 세계적인 가수들이 녹음작업을 한 곳으로 알려진 뉴욕의 아바타 스튜디오 에서 녹음했으며, 마스터링은 스노우 패트롤, R.E.M, 레드 제플린, 뉴오더 등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했던 존 데이비스(John Davis)와 함께 런던 메트로폴리스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진행해 지금까지의 앨범 중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사운드에 공을 들인 5집에 대해 넬은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머릿속의 생각과 마음속의 감정을 온전히 풀어내는 것은 넬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악기의 선택이라거나 편곡의 방식 등 방법론적인 모든 것은 내면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와 수단일 뿐 장르라는 틀 안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고 계속 되뇌며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해 보다 풍부해진 감수성과 그에 어울리는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긴 공백기간 동안 수없이 많은 생각과 고민을 거치며 다져진 내공이 모두 담겨있는 이번 앨범은 소모적이고 자극적인 음악들이 판치는 요즘, 감상만으로도 많은 생각들을 이끌어내게 하는 넬 특유의 흡입력을 지닌 사운드로 또 한번 리스너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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