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정원-이홍섭새 한 마리를 보았다새는 벚나무 위에 앉아 있었다검은 눈, 붉은 꼬리의 새는화사한 꽃잎을 입에 물고는 붉은 속울음을 울었다새 한 마리를 보았다새는 벚나무 위에 앉아 있었다검은 눈, 붉은 꼬리의 새는떨어지는 벚꽃을 보며 검은 울음을 울었다새가 우는지, 벚꽃이 우는지 모르는 정원에서그녀와 나는벙어리처럼 한철을 살았다새가 우는지 벚꽃이 우는지 모르는 계절로 달려간다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살다보면 잊혀지겠다 그대와 나의 슬픔과 한스러움까지도.
1990년 데뷔 이래 20년이 넘는 시작 활동을 해왔음에도 그사이 펴낸 시집이 세 권에 불과했던 이홍섭 시인의 네 번째 시집. 가도 가도 서쪽인 당신 이 출간된지 6년 만에 나온 신작이지만, 시인은 늘 그랬듯 우리로 하여금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해서 돌보지 않았던 어떤 평범함에서부터 비롯된 정갈하고 단정한 이미지와 단상들을 펼쳐놓는다. 그리고 이런 여리고 연한 언어들은 독자에게 오히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간다.
이 시집의 제목이자, 가장 중요한 연작인 「터미널」은 모두 아홉 편이 실려 있다. 강릉고속버스터미널 기역 자 모퉁이에서 아이를 업고 모퉁이가 닳도록 오가며 울음을 참는 앳된 여인(「터미널2」), 한때 머물렀던 터미널인 어머니의 자궁이 들어내졌던 날(「터미널3」), 터미널에서 이제 떠나는 부처가 제자 아난다에게 하는 이야기(「터미널9」) 등 호흡을 잠시 빼앗는 근원적 단상들이 빛난다.
시인의 말
1부
입술
영월
종재기가 깨진다는 말
지누아리
귀 조경
주인
진또배기
등대
기저귀
정선 아라리
무량법회
벌초
산 아래 식사
귀거래, 귀거래
멀미
한계령
민들레
2부
터미널
터미널 2
터미널 3
터미널 4
터미널 5
터미널 6
터미널 7?美林山房記
터미널 8
터미널 9
슬픔
관세음
북창(北窓)
대관령 입새
3부
청단풍 아래
빈 도시락?故 노무현
붉은 언덕?지변동
뼝대
우리 동네 나이트에서는요
다람쥐
별
자장가
마석
물곰 해장국
천부당만부당 부처님
4부
너무 큰 말씀
개울가에 앉아
소름
하여금?석남에게
영북(嶺北)
남애
적벽가
소래 포구
벚꽃 정원
폭설
무지개
돌들이 외롭다
좌복
묘비명
귀별
민들레
5부
첫눈 오시는 날
란
분수
가을 어귀
생일
김종삼
심봤다
번지는 저녁
자작나무숲을 지나온 바람
벽
사춘기
해설 | 박형준(시인)
외롭고 쓸쓸하지만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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