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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양이 차짱

[춤추는 고양이 차짱] 내 고양이가 되어 추모하는 내 고양이    ‘죽었다’와 ‘춤추다’는 다른 건가살아있을 때는 달리고 놀고 또 달렸습니다.‘춤추다’와 ‘놀다’의 차이요? 그런 건 없을텐데…….‘죽다’와 ‘살다’는 다르다고요? 모르겠어요.                                                   - 본문 중에서  ​바다 생물 중엔 영생하는 종도 있다는데, 육지 생물 중에 영생하는 종이 있다는 얘기는 아직 못 들어보았다. 그러니 땅 위에 존재하는 모든 가족 관계는 죽음의 이별이 존재하는 비극이다. 이종 간의 인생 시계는 다르기에 더욱 서럽다. 오자와 사카에가 그린 하얗고 매끈한 고양이가 표지에서 웃고 있는 <춤추는 고양이 차짱>는 아주 밝은 그림으로 이 슬픔을 다룬다. 같은 ‘내 죽은 고양이’를 다룬 그림책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와 안자이 미즈마루의 <후와후와>가 ‘함께 살던 시간’에 초점을 맞췄다면 호사카 가즈시와 오자와 사카에의 <춤추는 고양이 타짱>은 ‘고양이의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과 표현이 남다르고, 사고를 깨뜨리게 할만한 생각거리를 많이 주는 책이었다. 유화 느낌 나는 삽화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번역·출간해 준 한림출판사가 고마웠다.  <춤추는 고양이 타짱>은 죽은 고양이가 저승에서 엄마, 아빠(문맥상 친부모가 아닌 동거인)에게 보낸 영상 편지의 형태로 되어 있다. 엄마, 아빠는 슬퍼하지 말라고 자신은 여기서 더 이상 마르지 않고 잘 놀고 있다고. 엄마, 아빠도 언젠가 이곳으로 올 것이기 때문에 슬프지 않다고. 죽는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말라고. 책 속의 차짱은 뛰놀다 못해 살아 있을 땐 못했던 날기까지 하며 행복하다. 차짱 그림, 차짱의 말이 무지개 너머 저승 어느 곳에서 잘 있었으면 하는 전 동거인들의 바람처럼 읽혔다. 동거인이 차짱에게 듣고 싶은 얘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고양이인 척 인간의 셀프 위로의 꼴인 셈인 그림책이지만, 이 위로의 수취자엔 차짱도 포함이기에 서로 위로하는 그림책이기도 하다. 내 고양이가 되어 내 고양이를 추모하는 그림책.  ​* 글작가 호사카 가즈시가 일본에서 여러 문학상을 휩쓴 중견소설가던데 단 한권도 읽어본 게 없다. 이름 잘 기억해둬야겠다. 

나는 죽었습니다. 아니, 춤추고 있습니다. 고양이 차짱이 웃으며 이야기한다. 나는 죽었습니다. 아니, 춤추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을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따뜻한 작품으로 고양이와 자연을 표현한 다채로운 색깔과 만져질 듯 생생하게 표현된 종이의 질감이 눈길을 잡아끄는 아름다운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