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나 쌀벌레야 오랜만에 동시집을 만나보았습니다. 제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대상 수상작 [나 쌀벌레야] 이 동시집은 다양한 사물과 등장인물로 그려지는 동시들로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수 있게 다양한 시선으로 들여다 볼수 있는 동시집입니다. 시 하면 떠오르는 생각은 간결하면서도 마음에 와닿는, 반복적인 문구로 깊은 울림까지도 줄수 있는데 어린이 동시집은 재미도 있으면서 저런 시각으로도 느낄수 있구나 하는 그런 감정으로 즐겁게 빠져들수 있어 따뜻함과 정겨움을 느끼며 읽어 보았습니다. 나 쌀벌레야 동시집은 어릴적 감동을 느낄수 있던 그런 동시와는 다른 느낌으로 들어왔습니다, 요즘 다른 동시들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짧막한 글을 적듯 그런 모습의 동시를 보고 낯선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동시를 읽다 보면 작품속에 담겨진 따뜻하고 정겨운 느낌이 풍겨져 나오면서 절로 미소 짓게 하기도 합니다. 마늘 일곱형제의 서로 보듬고 살게 된 이유. 귀여우면서 사랑스러운 표현이 참 예쁘게 와닿았습니다. 다양한 존재에 데한 관찰하듯 써 내려간 동시에는 공감가는 시로 동심을 자극 시키기도 합니다. 달리기 시합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아이의 행동. 어느 아이도 그랬을 법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되어 아 저런 아이 있었는데 하며 심장이 콩닥콩닥 그때의 기분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겠다던 애벌레. 저 쌀 독 밖 세상으로 비상을 꿈꾸는 쌀벌레. 깨구락지가 부럽다는 미꾸락지. 사람이 된 꿈을 꾼 뱀. 동시이면서 자연을 느낄수 있는 작지만 세상을 품고 사는 모든 존재에 대한 희맘의 메세지도 엿볼수 있습니다. 동시는 읽는 사람에게 동심을 주기도 하지만 즐거움과 마음에 여유를 찾게 해주는 매력이 있는거 같습니다. 그러기에 동시는 시처럼 읽어야 제격이겠죠. 시 안에 담긴 깊은 뜻까지 파고들려 하면 시가 아닌 글이 될수도 있으니까요. 동시는 읽으면서 마음에서 느껴지는,가슴으로 받아들여지는 즐거움이 느끼는 그대로 읽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쪽지를 읽듯 읽다보면 동심이 자연히 스물스물 올라 올테니까요^^ 아이와 함께 따뜻한 시선을 주고 받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주미경 시인의 동시 속에서는 아이, 노인, 노동자, 벌레, 동식물 등 세상을 구성하는 다양한 존재들이 그 이면을 드러내 보입니다. 주미경 시인으로 하여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타인의 입장에 나를 대입하는 일을 가능케 한 것은 바로 그 아이 가 준 용기 일 것입니다. 사람을 보고 겁먹고 도망가기는커녕 너 쌀 속에서 놀아 봤니 라고 묻는 쌀벌레의 모습이 당차고 당돌합니다. 이 동시집에는 쌀벌레처럼 작은 몸집에도 기죽지 않고 제 목소리를 돋우는 존재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뻐꾸기 울음을 잠재우기 위해 큰 돌을 던져 대는 할아버지를 향해 더 큰 소리로 울어 대는 뻐꾸기들(「누가 그래」)이라든지 숲을 통째로 잘라 버릴 듯 날아와 자, 나를 따르겠느냐 고 묻는 솔개에게 굴하지 않고 흥! 콧방귀를 뀌는 다람쥐와 뱁새(「흥!」), 도토리를 주울 때는 조금만 주워 가라고 경고하며 숲 속 동물들을 살뜰히 챙기는 말벌(「도토리와 왕탱이」)의 모습 등에서 독자들은 나와 다른 처지에 있는 다양한 존재의 목소리를 고루 마음에 담게 됩니다.
책머리에 004
제1부 | 머릿속 하얀 밤
마늘 일곱 형제 014 | 엄마 대 사춘기 016 | 흥! 018 | 누가 그래 019 | 욕쟁이 노루 할아버지 020 | 학교 바꾸기 024 | 준비, 025 | 말을 찾아서 026 | 풀 깎는 날 028 | 벚나무 발목 029 | 머릿속 하얀 밤 030 | 깨구락지가 부러운 미꾸락지 032
제2부 | 맘도 두지 말고
통당토동당 036 | 돌배나무 한 그루 038 | 안내 방송 039 | 도토리와 왕탱이 040 | 까치 042 | 눈 딱 감고 043 | 멸치 말리기 044 | 엄마 마녀의 깨소금 046 | 땅콩 도둑 048 | 되구말구 049 | 맘도 두지 말고 050 | 이런 동네 052
제3부 | 나 쌀벌레야
처음 손잡은 날 056 | 나도 좋아 058 | 세상을 만드는 애벌레 059 | 나 쌀벌레야 060 | 염소 똥만 하다가 062 | 밥친구 063 | 저녁노을 064 | 절대와 기어코 066 | 놀이터에서 067 | 누가 누구를 따라다니는 거야 068
제4부 | 모과나무
느티랑 찟쬬랑 072 | 파래와 멀미 074 | 가새 076 | 나비가 눈을 뜰 때 078 | 칼국수 한 그릇 079 | 어느 날 뱀이 되었어 080 | 새벽하늘 082 | 굴 캐는 사람들 083 | 하늘을 써는 칼 084 | 달맞이꽃 086 | 도롱이벌레집 087 | 모과나무 088
해설 - 정유경 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