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열정세대


노란색 표지가 확 눈에 띈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참여연대에서 발행한 괜찮은 책이라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10명의 청소년들에 대한 글이 있다. 어떤 글은 자신이 쓴 글이고 어떤 글은 누군가가 그 청소년에 대해 쓴 글이다. 그런데 그 10명의 청소년 중에 첫 번째인 따이루 가 쓴 글은 처음부터 반말이다. 내 별칭 가지고 참 말도 많더라. 따이루(15세). 언뜻 들으면 베트남어나 중국어 같지? 그런데 사람들 예상과 달리 따리루는 외국어는 한마디도 섞이지 않은 우리말이야. 옆에 앉아있는 친구에게 말하듯 그렇게 글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뭐 그럴수도 있지 생각하며 글을 따라갔다. 아, 그런데 이 따이루는 가출 청소년이었다. 물론, 따이루도 사회에서 보는 가출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알바해서 돈벌기도 힘들고 어른들의 시선때문에 삶이 아주 고되고 팍팍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어려운 삶을 통해서 명확하게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았다고 한다. 절대로 자신이 학교다니고 가출안했으면 얻을 수 없었던 그 무엇을 얻었다고 한다. 무엇을 얻었을까? 왜 따이루는 가출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벗어나서야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을까? 나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계속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친구들과 우리나라 강을 순례했던 강강수월래는 고생하며 친구들과 강을 순례한 후에 한층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나는 띵 이라는 단어를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소위 띵 들의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리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처음 들었다. 리인은 10대 레즈비언이란다. 나는 이 대목에서 뒤로 넘어갔다. 10대에도 레즈비언이 있구나. 띵 이란 10대 성소수자를 가리키는 은어이다. 여기서 성소수자란 이성에만 사랑의 감정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에 반기를 들고 동성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가진 사람들인 것 같다. 나는 리인의 글을 읽으며 나도 역시 편견에 사로잡인 다수자(majority)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적 소주자로서 청소년의 반대 지점에 나이주의 가 있다면, 동성애자의 반대 지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역시 거기에는 이성애자가 아니라 이성애 중심주의 가 있습니다. 이성애 중시주의(heterosexism)란 사랑과 섹스, 결혼은 오로지 남녀끼리만 해야 하고 그 외의 모든 것은 비정상이거나 도착이라고 혐오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은 생물학적 구분에 따라 남자와 여자로만 나뉘고, 그 구분에 따라정해진 성 역할이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사랑하는 상대조차 이성으로 제한하고 강요하는 것이죠. 나이주의가 청소년의 성과 사랑을 인정하지 않고, 인종주의가 흑인과 백인의 결혼을 금지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나는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동성애자를 이성애자와 동등하게 대할 자신은 없다. 차차 나아지겠지. 그리고 미국소고기 수입문제 때문에 발발한 촛불집회를 경험한 지인, 여진, 연우, 세중의 이야기가 나온다. 네 명의 청소년 다 공부하랴 바쁘지만 문제라고 인식하고 물대포를 맞으며 새벽까지 시위에 참여했다고 한다. 촛불집회는 끝나고 성과는 없었지만 그들의 가슴속에는 그 기억은 또렷하게 새겨졌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여기에서 캔들플라워 의 등장인물인 연우 가 떠올랐다. 혹시 김선우 시인도 이 책을 읽었던 것은 아닐까? 캔들플라워 에 나온 내용과 비슷한 내용이 나오기도 하므로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버마의 아픈 현실을 경험하고 버마출신 활동가인 마웅저님의 연재를 돕는 리타의 이야기가 나온다. 리타는 왕따당하는 학교가 싫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하자센터의 글로벌학교에 다닌다. 리타는 버마 청소년들과 만나서 그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펼치겠다는 말을 듣고 깊이 감명받는다. 그리고 앞으로 미얀마 라는 말은 쓰지 않고 버마 라는 말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책을 보면 알게 된다. 품 이라는 곳은 추락 (가을을 즐긴다는 의미)이라는 축제를 청소년들이 준비하는 곳이다. 품에는 역시 학교를 그만 둔 애들이 많다. 이 책에서는 학교를 그만 둔 것은 그리 큰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청소년들이 많다. 자신이 문제아가 아니라 우리 나라 교육제도가 문제여서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나왔다고들 한다. 여기서 또 나의 편견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나는 학교를 나오거나 가출하면 청소년들이 탈선하여 나쁜 길로만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은 그들의 길을 찾아 떠났고 세상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힘있는 자들이 만든 세상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자. 현실을 버리지 않고 넘어서면서 불가능한 꿈을 꾸자.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은 연주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민중의 소리 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촛불집회를 바라봤다고 한다. 집회 참여자로서 입장과 관찰자로서의 입장의 차이를 느꼈다고 한다. 2004년 천성산 도룡뇽 소송을 하셨던 지율 스님을 만나 뵙고 큰 감명을 받아서 친구들에게 얘기했지만 친구들은 공감하지 못했을 때도 연주는 느끼는 게 있었다. 정보는 전달되었지만, 친구들의 가슴을 울리지는 못했다. 그때 연주는 깨달았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아주 심각한 문제도 제대로 알리지 못하면 메아리없는 외침이 되는구나. 어떻게 표현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진실이 소통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구나.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를 폐간시키는 운동보다는 진보신문을 키우는 것이 더 낫다는 연주의 생각이 신선했다. 그 밖에 만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춰야 한다는(현재 만19세) 창숙과 참여연대 지현님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청소년도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관악사회복지에서 햇살 이라는 것에 참여하며 나눔의 즐거움을 깨닫고 있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햇살은 토요일에 청소년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공부방이다. 나눔은 전염병같다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공감했다. 정말 나눔은 나눠본 사람만이 그 기쁨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눔은 좋은 전염병이고 중독이다^^ 학생회장을 하면서 청소년이 주인이다 라는 생각으로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윤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 책에 나오는 청소년들은 거의 대부분 우리 사회의 장벽이나 슬픈 현실을 경험했다. 그것은 어른들이 만든 것일수도 있고 과거의 관습이나 편견의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 장벽들에 저항했다.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거나 집을 나와서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개척했다. 어른들은 청소년들 특히 중학생들은 덜 성숙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하지만 그들도 친구와 그들의 인생과 이성과 자신의 성정체성 등에 대하여고민하는 하나의 인간이다. 단지 나이가 좀 어릴뿐이다.나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삶의 방향을 잡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사람을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한다.나이는 많지만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어른도 있을 것이다. 만20세가 됐다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되어가는 존재이다. 나이가 어리다고 청소년들을 미성숙하게 바라보는 나이주의 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그들만의 세상을 보는 시각이 있을 것이다. 그것들을 표현하게 하는 것을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은 공부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나중에 커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그건 아니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기에 이런 것에 대한 생각에 대해 고민하고 표현하지 못한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그럴 기회는 줄어들 것이다. 청소년의 삶을 그 자신이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의 몫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어른들은 청소년을 자신의 잣대로 살게 하려고 너무 많은 개입을 한다. 그것이 그 청소년의 인생에 과연 도움이 될까? 청소년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른보다 더 투명하고 편견과 선입견이 적고 참신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도 정치에서도 사회에서도 청소년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청소년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가출 청소년이나 학교를 그만 둔 청소년에 대한편견은 고쳐야 한다. 나쁜 길로 간 청소년을 처벌하기에 앞서서나쁜 길로 가는 환경을 만들어준 어른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나 자신부터 반성중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뜨겁게 행동한다!
오늘과 다른 삶을 꿈꾸는 희망의 메신저들!

학생자치 · 인권 · 성 · 생태 등 10개 분야에서 청소년 NGO 활동을 하는 친구들의 진솔한 이야기이다. 그들의 활동 내용 뿐 아니라, NGO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개인적인 보람과 갈등까지 솔직하게 담았다. 7년 동안 잡지사와 신문사에서 일했던 저자는 여러 청소년들을 직접 인터뷰 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각 인터뷰의 주인공이 말하듯이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를 더하기 위해 NGO 활동을 하는 친구들 이야기에 덧붙여진 김진혁(「지식채널e」 프로듀서), 명호(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등 선배들의 칼럼이 인상적이다. 책의 말미에는 NGO와 청소년 단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십대들은 삶의 상상력과 용기를, 기성세대는 요즘 청소년들의 현실과 고민에 대한 앎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머리글

좀비가 되지 않는 두 가지 방법
청소년의 독립과 저항을 위해 행동하는 따이루
*무엇이 널 무릎 꿇리고 있니?·배경내

청소년 강을 노래하다
강을 만나 강을 사랑하게 된 ‘강강수월래’
*강은 감동이야·명호

겁먹지 말기, 피하지 말기, 당당해지기
‘띵’들의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리인
*반대말 맞추기 놀이·한채윤

뫼비우스의 띠
희망과 절망을 경험한 촛불 지인
*촛불에 대한 기억·세중, 여진, 연우의 토론

친구야, 내 마음에 평화가 피었어
버마의 평화를 고민하는 리타
*고마워요, 친구들·마웅저

제 친구들과 인사하실래요?
일상과 놀이를 잇는 상상력의 힘을 가진 ‘품’
*얘들아, 그냥 불러 봤다·심한기

아름다운 소통
잔잔한 언어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연주
*분에서 찾은 소통 비법·김진혁

유쾌, 상쾌, 통쾌한 정치 이야기
재미있고 맛깔스런 정치를 만드는 창숙
*함량 미달 정치 바꾸기·이지현

따스한 햇살이 세상을 비출 때
함께 나누는 기쁨을 아는 ‘햇살’
*우리 동네와 우리 햇살·이주희

행복한 학교 만들기
학생이 주인인 학교를 만드는 윤지
행복한 백 사람의 한 걸음·박철우

NGO란?
청소년 단체